VC가 꼽은 올해 유망 스타트업은 '로·디·이' [긱스]

입력 2023-01-24 10:29   수정 2023-01-25 09:50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시작된 벤처투자 혹한기가 새해에도 이어지면서 스타트업 업계에는 '생존'이 최대 화두입니다. 한경 긱스(Geeks)는 주요 벤처캐피털(VC) 대표 및 파트너 24명을 대상으로 올해 벤처투자 전망을 듣고 스타트업의 생존법을 찾기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자세한 결과는 한국경제신문 기사를 통해 소개됩니다.
이와 별도로 VC 대표들에게 올해 가장 기대되는 스타트업을 물었습니다. 수많은 포트폴리오사 가운데 딱 두 곳을 꼽는 게 쉽지는 않았을 텐데요. 때문에 선택하지 않은 응답자도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투자 혹한기를 뚫고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의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올해 벤처캐피털(VC)이 가장 주목하는 투자 분야는 어디일까. 주요 VC 대표 및 파트너 24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로봇(70.8%)과 디지털 헬스케어(66.7%)가 가장 많은 복수선택을 받았다. 이어 2차전지(50%),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반도체·모빌리티(41.7%), AR·VR 콘텐츠(37.5%)가 뒤를 이었다. VC가 꼽은 올해 가장 기대되는 스타트업 면면에서도 이런 추세가 나타났다.
기술력 앞세운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VC 대표가 꼽은 올해 가장 기대되는 스타트업 가운데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로는 △3차원(3D) 홀로그래피 현미경 제조업체 토모큐브 △맞춤형 영양 관리 서비스 알고케어 △디지털 트윈 기반 의료 AI 솔루션 기업 메디컬아이피가 꼽혔다.

박용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교수와 광학 사업을 하던 홍기현 대표가 2015년 함께 설립한 토모큐브는 세계 처음으로 3D 홀로토모그래피 현미경을 상용화했다. 세포에 형광 시약을 주입한 뒤 레이저를 투과해 관찰하는 기존 현미경과 달리 3D 홀로토모그래피 현미경은 살아있는 세포를 관찰할 수 있다. 이 현미경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하버드 의과대학,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 서울대 의대 등에서 발표된 200여건의 연구 결과에 기여했다.

알고케어는 CES 2023에 참가해 '알고케어 나스(Algocare NaaS)'를 선보였다. 인공지능(AI) 닥터와 사물인터넷(IoT) 영양 관리기기, 밀리미터 초소형 영양제, 헬스케어 모바일 앱이 결합한 종합 솔루션이다.

메디컬아이피도 이번 CES에서 의료 영상 분석 기술에 3D 모델링 기술을 융합해 인체 장기를 실제와 동일한 3차원 영상으로 시각화하는 솔루션인 '메딥프로'를 선보였다. 또 인체를 3D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해 해부학 실습 교육을 가능케 한 '엠디박스'도 개발했다.

임상 결과 앞둔 신약벤처
바이오·신약 개발 기업으로는 △하이센스바이오(치과 질환 치료제) △디앤디파마텍(파킨슨병 치료제) △일리미스테라퓨틱스(알츠하이머병 치료제)가 꼽혔다. 일회용 최소침습 복강경 수술 기구 업체 리브스메드도 유망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디앤디파마텍은 올해로 세 번째 기업공개(IPO)에 도전한다. 1분기 중 나오는 파킨슨병 임상 2상 주요 결과가 상장 결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지난해 말 240명 환자를 대상으로 한 파킨슨병 적응증 글로벌 임상 2상 투약을 마치고 현재 임상 데이터 결과를 정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오리온홀딩스와 합작법인 오리온바이오를 설립한 하이센스바이오는 100억원 규모로 시리즈 C 브릿지 펀딩을 조달 중이다. 연내 시린이 치료제의 임상(2a상)을 마무리하고 기술성 평가를 신청하기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서다. 기업가치는 2021년 6월 130억원 규모 시리즈 C 라운드와 같은 800억원으로 적용된다.

일리미스테라퓨틱스를 공동 창업한 김찬혁 정원석 KAIST 교수는 신경과 시냅스에 손상을 주는 염증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는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중 후보물질 최적화를 마친 뒤 올해 하반기 중 전임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대어급' B2B SaaS
VC 대표들은 기업 대상(B2B)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스타트업에도 주목했다. △머신러닝 기반 광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몰로코 △3D 패션 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업 클로버추얼패션 △AI 가축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 한국축산데이터가 꼽혔다.

몰로코는 사용자의 공개된 간접 정보를 AI 머신러닝을 통해 분석해 맞춤형 광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글에서 유튜브 수익 모델을 만든 안익진 대표가 2013년 설립했다. 몰로코는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VC인 타이거글로벌 매지니먼트의 시리즈 투자에서 15억달러(1조8750억원)의 가치로 평가받은 바 있다.

2009년 홍익대 인근 옥탑방에서 시작한 클로버추얼패션은 3D 의상 디자인 시장에서 세계 1위 기업이 됐다. 지난해 11월 방한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직접 만나 주목받기도 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 ‘클로’를 활용하면 의상 디자인뿐만 아니라 가상 공간에서 런웨이까지 모든 의류 제작 과정을 3D로 구현할 수 있다. 구찌 아디다스 블리자드 메타 등 의류·정보기술(IT) 기업이 고객사로, 매출의 90%를 해외에서 내고 있다.



한국축산데이터의 가축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팜스플랜'은 AI를 활용한 가축 상태 모니터링 및 분석과 함께 정기적인 가축 면역력 검사로 개별 맞춤 가축 건강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 회사는 2021년 11월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신한벤처투자 등으로부터 200억원 규모 시리즈 B 단계 투자금을 유치했다.
반도체 설계 전문 스타트업 '경쟁'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퓨리오사AI와 리벨리온도 나란히 올해의 기대주에 이름을 올렸다.

퓨리오사AI는 AI 연산에 최적화된 시스템 반도체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직접 설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미국 반도체 기업 AMD, 인텔,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설계를 담당한 백준호 대표(사진)가 2017년 창업했다. 현재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컴퓨터 비전용 고성능 AI 반도체 '워보이'를 위탁 생산 중이며, 올해 상반기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판매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내년엔 대만 TSMC 파운드리를 통해 데이터센터 및 서버용 AI 반도체 칩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퓨리오사AI는 현재 150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단계 투자금을 모집하고 있다. DSC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등 기존 주주들이 대부분 참여할 예정이다. 퓨리오사AI 측이 제시한 기업가치는 8500억원으로, 투자 후 기업가치 1조원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리벨리온은 인텔, 스페이스X, 모건스탠리 등 반도체와 금융 기업을 거친 박성현 대표가 2020년 설립했다. 창업 1년여만에 금융거래 전용 AI 반도체 '아이온'을 출시하며 주목받았다. 처리 지연 시간 최소화, 빠른 속도에 강점이 있다. 회사는 2년 만에 누적 투자금 1000억원을 유치했고 삼성전자 및 TSMC와 AI 반도체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항공우주 스타트업도 합류
루미르, 이노스페이스 등 항공우주 분야 스타트업도 올해의 기대주에 이름을 올렸다.

루미르는 2009년 문을 연 위성탑재 장치 개발제조 회사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티어1(Tier1)' 업체로, 지난해 8월 발사한 달 탐사선 '다누리호'에 우주 인터넷 탑재체를 납품했다. 오는 5~6월 예정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에서는 큐브위성을 탑재해 쏘아 올리게 된다.

이노스페이스는 2017년 설립된 우주 발사체 스타트업이다. 하이브리드 로켓 독자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소형 위성 시장에서 저비용·저지연·안정적인 발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노스페이스는 지난달 19일 우리나라 첫 민간 우주발사체 '한빛-TLV'를 발사할 예정이었으나 기상악화, 기기 결함 등으로 올해 1분기로 발사 일정을 연기했다. 한빛-TLV는 이노스페이스가 독자 개발한 엔진 검증용 시험발사체다. 이 회사는 시리즈 B 단계까지 총 352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친환경 테크기업에 주목
친환경 분야 기술기업으로는 △엑스레이 튜브로 만든 공기 환기장치 제조업체 어썸레이 △스마트팜 솔루션 기업 넥스트온 △배터리 진단 솔루션 기업 민테크가 기대주에 올랐다. 이밖에 △핀미러 방식의 증강현실(AR) 렌즈 솔루션 개발기업 레티널도 올해 유망 스타트업으로 꼽혔다.

어썸레이는 메탄 등 원재료에서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뽑아내는 원천기술을 보유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스타트업이다. 서울대 재료공학 박사인 김세훈 대표를 포함해 신소재와 엑스레이 장비 전문가들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어썸레이는 의료 및 보안 검색용 엑스레이에 사용되는 엑스레이 튜브를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공기청정기 '에어썸'에 접목해 주목받았다.

버티컬 팜(식물공장) 업체인 넥스트온은 이달 쿠웨이트 투자회사 마와리드홀딩스와 합작회사 '넥스트온 미나'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설립했다. 넥스트온 미나는 설립해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에 2400평 규모 식물공장 10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진단 전문기업 민테크는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대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민테크의 핵심 기술은 임피던스 측정법이다. 임피던스는 교류 회로에서 전류가 흐르기 어려운 정도를 나타낸다. 이를 통해 배터리를 재사용할 수 있는지, 실시간으로 배터리 성능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판단할 수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을 겨냥한다. GS에너지 등이 2021년 말 150억원 규모 시리즈 B 투자에 참여했다.

이밖에 핀미러 방식의 증강현실(AR) 렌즈 솔루션 개발기업 레티널도 올해 주목할 스타트업에 꼽혔다. 2016년 설립된 레티널은 창업 초기부터 핀미러 방식의 AR 렌즈에 파고들어 상용화에 성공했다. 지난해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에서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핀미러는 구멍을 통과한 빛이 선명한 상을 만드는 원리를 활용한다. 레티널은 플라스틱 소재의 AR 렌즈로 이번 CES 2023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제작비용과 무게를 줄이는 효과가 크다는 설명이다.
틈새시장 노린 독보적 사업모델
독보적인 사업모델을 갖춘 스타트업들도 올해 성장이 예상된다. △'서브컬처' 게임을 공략한 시프트업 △중국어교육 플랫폼에서 금융 유튜버 솔루션 기업으로 어스얼라이언스 △특허 관리 전문회사로 처음 IPO를 추진하는 아이디어허브 △한 달 살기 숙소검색 서비스를 하는 초기 스타트업 리브애니웨어가 꼽혔다.

시프트업은 서브컬처 게임 회사다. 서브컬처 게임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2D 그래픽의 미소녀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 장르를 말한다. 시프트업이 지난해 11월 출시한 '승리의 여신: 니케'는 출시 한 달 만에 1억달러 규모 매출을 거두며 MMORPG 장르의 리니지 시리즈를 제치고 게임 매출 순위 1위에 올랐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IMM인베스트먼트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에 일부 구주 매각을 하면서 기업가치 1조원대로 평가받았다.



파산 직전의 중국어 교육 회사였던 어스얼라이언스는 경제 유튜버 회사로 전환하며 기사회생한 회사다. 2011년 설립된 '차이나다'가 전신이다. 중국어 교육 서비스 '차이나탄'을 출시하며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으로부터 투자받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 사태로 중국어 교육 수요가 꺾이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2021년 사명을 어스얼라이언스로 바꾸고 경제 유튜버 솔루션 사업으로 전환하면서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8월 하나벤처스로부터 70억원 규모 시리즈 C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다.

어스얼라이언스에는 증권사 이코노미스트 김영익, '미국 주식으로 은퇴하기' 채널을 운영하는 최철, 국민연금 출신의 홍춘욱, '돈깡의 알고하는투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돈깡 등 금융 분야 대표 크리에이터 42명이 속해있다. 크리에이터를 관리하는 다중 채널네트워크(MCN) 업무뿐만 아니라 금융 콘텐츠 플랫폼, 출판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플랫폼 '왕중왕'은
슈퍼 앱을 운영하는 유니콘 플랫폼 기업도 여전히 기대받고 있다. △여성 패션 쇼핑몰 에이블리 △'토스' 앱을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세무 플랫폼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 △부동산 플랫폼 직방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 △레스토랑 예약관리 솔루션 '캐치테이블'을 운영하는 와드가 올해 기대되는 스타트업에 이름을 올렸다.

정일부 IMM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소비자들은 이미 플랫폼이 주는 편리함에 익숙해졌다"며 "MZ세대 소비자의 필요를 채워주고 그들의 신뢰를 받아 '팬덤'을 구축한 플랫폼 기업은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문에 참여해주신 분들(가나다순)
△김기준 카카오벤처스 파트너 △김도한 CJ인베스트먼트 대표 △김동환 하나벤처스 대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 △김창규 다올인베스트먼트 대표 △김학범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대표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 △남기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대표 △박하진 HB인베스트먼트 대표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대표 △위윤덕 DS자산운용 대표 △유승운 스톤브릿지벤처스 대표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대표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임정민 시그나이트파트너스 파트너 △전영민 롯데벤처스 대표 △정근호 스틱벤처스 대표 △정일부 IMM인베스트먼트 대표 △조창래 에이벤처스 대표 △지성배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 △진윤정 소프트뱅크벤처스 파트너 △채정훈 미래에셋벤처투자 파트너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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